1. 비 생산적인 일들
1) 볼더링
(1) 문제: 어떻게 클라이밍 실력을 올리지?
클라이밍을 열심히 다녔다. 5개월 차(12월 초)가 되니 더클라임 빨강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주 3회씩 클라이밍을 다녔다. 여기저기 쑤시기 시작했다. 등반 영상을 돌려 보니 당시의 수행 능력으로는 무리인 동작을 쥐어 짜내고 있었다. 아마 같은 방식으로 클라이밍을 지속했다가는 어디 한 군데 크게 다쳤을 것이다.
테이프 색깔 욕심을 내려놨다. 대신 내 동작을 더 깔끔하게 만드는 데에 집중했다. 발에 집중하며 천천히 홀드를 디뎠고, 탑을 찍은 후 매트까지 천천히 다운 클라이밍 했다. 손 홀드를 고쳐 잡는 습관도 줄이려고 노력했다. 지구력 벽 연습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천천히 실력이 좋아졌다. 같은 지구력 코스를 더 쉽게 돌 수 있었다. 한 번에 더 많은 문제를 풀 수 있게 되었다. 이전에는 완등하지 못했던 난이도의 문제들도 하나둘씩 성공하기 시작했다.
(2) 해결1: 보조 운동 - 헬스, 줄넘기
힘이 더 필요했다. 보조 운동으로 헬스를 시작했다. 집에서 하던 길항근 운동과 줄넘기로는 힘을 기르기에는 충분치 않았기 때문이다. 보건소에서 인바디와 체력 검사도 받았다.
과격한 유산소 운동 이후 2분할로 운동했다. 스케이트나 인라인을 30분 정도 탄 이후 줄넘기를 10분 동안 1000회 넘었다. 그 뒤 약 13분에 걸쳐 러닝머신에서 인터벌 달리기를 했다. 13km/h와 6km/h를 바꿔가며 뛰었다. 이후 상체/코어 혹은 하체 운동했다.
(3) 해결 2: 전반적인 신체 능력 향상
매일 조금씩 운동 수행 능력이 개선되었다. 즐거웠다. 몸이 어떻게 생겼는지, 근육은 어떻게 생겼는지, 특정 동작을 할 때 어떤 근육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배웠다. 신체가 가동되는 방법을 익히니 등반 또한 보다 이성적이며 계획적으로 할 수 있었다.
(4) 좋았던 점: 스케이트보딩
한동안 트릭을 연습하지 못했다. 클라이밍으로 발목에 부하가 쌓였기 때문이다. 클라이밍 발기술을 가다듬고 감량도 좀 했더니 발목 상태가 개선되었다. 매일 1000개가량 한 줄넘기는 발목 가동에도 도움이 되었다. 올해에는 꼭 백사이드 180을 해낼 것이다.

2) 루틴 만들기.
(1) 문제 인식 - 휴대폰 중독
정신적으로도 건강했다. 다만 생활 습관이 썩 건강하진 않았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하루에 10시간 넘게 휴대폰을 쳐다보며 보내고 있었다. 코로나 후유증으로 체력이 떨어져 온종일 누워만 있던 것이 습관이 되었던 까닭이다.
딱히 휴대폰으로 대단한 일을 했던 것도 아니다. 인스타에서 클라이밍 영상을 찾아보거나, 유튜브에서 다른 사람들이 게임을 하는 것을 보거나, 인터넷을 기웃거리며 쓸모없는 정보들을 주워 삼켰다. 게이밍 PC를 눈앞에 두고 휴대폰으로 저사양 게임을 했다.
놀더라도 최소한 PC 앞에 앉아서 제대로 놀자고 생각했다.
(2) 해결 - 디지털 웰빙 앱.
삼성 ‘디지털 웰빙’ 앱을 사용했다. 앱별로 일일 사용 시간을 설정했다. 사소한 재미를 주는 앱들(유튜브, SNS, 인터넷)의 사용 시간을 특히 더 빡빡하게 잡았다. 스마트워치를 사용해 ‘꼭 읽어야 할 알람’은 시계로 받아보았다.
그래도 가끔 휴대폰 보는 게 너무 재미있을 때가 있다. 그럴 때면 휴대폰을 흑백 모드로 전환한 후 휴대폰을 뒤집어둔다.
(3) 좋았던 점: 수면의 질 상승.
푹 잘 수 있게 되었다. 업무와 재미 모두 책상 앞에서 처리하게 되니, 침대에서는 자연스럽게 가만히 쉴 수 있었다. PC 게임도 열심히 했다. 휴대폰 게임보다 같은 단위 시간 더욱 큰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3) 해밀턴
문화생활
이라는 꼭지 대신 그냥 ‘해밀턴’이라고 썼다. 해밀턴은 최고의 뮤지컬이다. 디즈니 플러스에서만 볼 수 있다. 디즈니는 해밀턴 독점을 멈추고 블루레이를 발매해라.
(1) 힙합
해밀턴이 오마쥬한 힙합 음반들을 찾아서 듣기 시작했다. 투팍과 비기, NWA, 에미넴, 우탱클랜, 나스, 몹딥을 들었다. 십여 년 전 처음 들었을 때보다 더 좋았다.
철학이나 사상, 미술 관련 수업을 좋아했었다. 누군가가 세상을 인식해서 각자의 방식대로 해석한다. 그러면 다른 이가 그 해석을 확장, 발전, 혹은 반박하며 새로운 것들이 태어난다. 그 과정들을 보는 게 좋다. 그래서 고전 미술보다는 근-현대미술이 더 좋아했었다. 근현대 작가들이 던지는 화두들은 아직도 시의성이 충분한 담론들이기 때문이다.
힙합의 역사는 비교적 짧다. 그래서 문화 내부의 소통과 변화를 훨씬 더 미시적으로 관측하고 해석할 수 있다.
(2) 투팍 Vs.비기
예전에 ‘내전’의 개념을 활용해 비기와 투팍의 디스전을 해석해보려 한 일이 있다. 내전은 1) 같은 국가(내지는 유사한 특질을 지닌)의 구성원들이 2) 사상 내지는 이념의 반목으로 3) 서로를 없애려는 목적으로 싸운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전쟁과는 다소 다르다고 했다. (내용에 뭔가 오류가 있다면 필시 제가 수업 시간에 졸아서 그렇습니다. 교수님 죄송합니다) 당시에는 자료를 조사하다 의욕 저하와 분량의 방대함 때문에 어영부영 포기했었다. 우선 천천히 조사 먼저 해봐야겠다.
(3) 그리스 비극
전형적인 그리스 비극 서사다. 영웅적인 능력과 인간적인 결점을 지닌 해밀턴이 본인의 결점 때문에 필연적으로 파멸한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라는 사람이 토니 몬타나스러운 삶을 살았다는 게 흥미로웠다. 시간 될 때 미국 건국사도 읽어봐야지.
(4) 교훈
자신감의 과한 표현은 생존에 해로울 수 있다.

2. 생산적인 일들
1) 공부 및 인증 관련
(1) 정보처리기사 필기 - 합격!
정보처리기사 필기에 합격했다. 야호!
(2) SQLD 시험 신청
SQLD 시험도 신청했다.
2) 의욕과 의지(a.k.a 심폐지구력)
(1) 비 생산적인 일들
지난 1년 6개월은 쉽지 않았다. 단기 목표를 향해 전력질주하느라 정신적으로 많이 지쳤었다. 세 달 동안 신나게 놀았다.
(2) 심폐지구력
의지력을 늘이는 데에는 유산소 운동이 좋았다. 줄넘기 횟수, 달리기 속도가 매일 조금씩 개선되었다. ‘노력하면 삶이 조금씩 더 나아진다’는 교훈도 얻었다. 작은 수준의 스트레스는 인터벌 달리기로 해결할 수 있었고, 제법 큰 스트레스 역시 훨씬 쉽게 대처할 수 있게 되었다.
(3) 새로운 사람들
좋은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3) 게임 개발이야기
(1) 게임 기획 및 설계
팀 내에서 나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을 맡았다. 차일피일 미뤄둔 유니티 학습도 시작했다. 홍보 웹페이지도 만들었다. 어서 웹페이지를 만들어서 패치노트도 주기적으로 올리고, 데모 버전도 배포해 사용자 피드백을 얻어보고 싶다.
(2) 재미란 무엇인가?
사람들은 누구나 맛있는 음식을 좋아한다. 그렇다면 어떤 음식이 맛있는가?
‘재미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맛은 무엇인가?’라는 질문과 유사하다. 맛의 유무나 재미의 유무는 누구나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무언가가 ‘왜 재미있는지’를 설명하는 것은 훈련과 연구, 노력이 필요하다.
(3) 레퍼런스 조사
개발 중인 게임과 같은 장르의 게임들을 해보았다. 특정 결과를 내는 데에 어떤 종류의 조작을 얼마나 해야 하는지, 어떤 종류의 감각적 피드백을 주는지 등에 관해 연구했다.
놀랍게도 버거킹 키오스크에서 큰 영감을 얻었다. 적절히 시각효과를 사용해서 ‘내 선택에 따라 무언가 변하고 있다’라는 느낌을 강하게 제공했다. 내 게임에도 ‘선택의 맛’이 살아있으면 한다.

3. 내려놓기
편하게 잘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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